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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01. 27. 음펨바 효과

 

  냉장고에 뜨거운 물과 찬 물을 동시에 둔다는 조건. 뜨거운 물이 증발되면서 물량이 줄어들고 찬 물은 서서히 온도가 내려가는데, 뜨거운 쪽은 증발열과 함께 온도가 떨어지고 특히 대류가 활발해져서 냉기를 더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수량도 줄어서 결국 뜨거운 쪽이 먼저 얼음이 될 수도 있다고 한다. 찬 물은 빙점과 온도차가 적고 더운물은 빙점과 온도차가 크다. 온도차가 커서 가속도가 얻어진다는 이론이 흥미롭다. 뜨거운 물이 차가운 물보다 더 빨리 언다. 1969년,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고등학생 음펨바에 의해 발견되고 물리학 교수에 의해 실험되며 인정된 현상으로 음펨바 효과라 한다.


  뜨거운 물이 차가운 물보다 더 빨리 언다는 사실은 이미 아리스토텔레스가 기록으로 남겼다. 아리스토텔레스의 권위는 갈릴레오 시대까지 대단했고, 17세기 초에는 뜨거운 물이 차가운 물보다 더 빨리 언다는 사실은 상식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현상은 직관과 배치되기 때문에 수백 년동안 잊혔다가 음펨바에 의해 다시 살아난 것이다.


  그런데 음펨바 효과는 왜 일어날까? 여러가지 가설들은 있지만 아직 정확한 원리는 밝혀지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은 뜨거운 물 분자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증발이 더 잘 일어나기 때문에, 뜨거운 물의 질량이 상대적으로 작아져서 더 빨리 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용기를 밀폐해서 증발효과를 제거해도 음펨바 효과는 관찰된다. 또, 뜨거운 물에는 녹아 있는 기체의 양이 적어서 빨리 언다거나, 뜨거운 물이 용기 주변의 환경을 변화시켜서 냉각과정을 바꾼다는 주장도 있다. 대류현상도 원인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뜨거운 물은 차가운 물보다 초기에 외부로 잃는 열의 양이 많아서 대류현상이 뜨거운 물에서 더 활발해진다는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뜨거운 물이 차가운 물보다 외부로 열을 열을 더 빨리 잃게 된다. 하지만 대류현상은 용기의 모양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이 가설은 보편화되기 힘들다.


  최근에는 과냉각 이론이 거론되고 있다. 물이 얼음으로 되려면 응결핵이 필요한데, 응결핵이 없으면 물은 0도에서도 얼지 않는다. 이러한 현상을 과냉각이라 한다. 뜨거운 물이 약 영하 2도에서 얼은 반면에 차가운 물은 영하 8도에서 얼었다는 연구 결과가 있긴 하지만, 그 원인이 확실치 않아서 음펨바 효과가 나타난다고 말하기도 한다. 온도, 증발, 대류, 용존 기체, 전도와 같은 현상이 동시에 작용하여 뜨거운 물이 식을 때 물이 증발하고, 이 증발로 인해 많은 열을 잃고 또 물의 양이 줄어서 빨리 얼게 된다는 것이다.


  다양한 주장에도 불구하고 아직 음펨바 효과의 결정적인 원인을 알려주는 이론은 없다.


입력: 2013.01.27 10:5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