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재미있는 세상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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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10월 13일 스타십 5차 발사가 성공했다. 모든 사람들이 이 이야기를 퍼 나르며 즐거워하고, 모든 뉴스가 이 소식으로 도배되는 게 보기 좋았다. 최근 함께 일하던 전 직장 동료가 스타십 성공 기사를 보고는 우주 산업을 보겠다며, 뉴멕시코주의 로스 알라모스 연구소와 나사 기지, 텍사스의 SpaceX Starbase, 플로리다의 케이프 커내버럴 기지를 방문했다. 나는 그를 플로리다 올랜도에서 만났다. 우주 산업 매니아였던 그는 스타십 6차 발사를 준비하는 과정을 운 좋게 보았다며 기뻐하는 모습에 보고 있던 나도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여러 차례 이직을 하고, 이제는 일과 대학원까지 병행하는 그는 언제나 재미를 찾아가고 있었고, 꼭 경비행기를 타고 미국을 여행하고 싶고 죽기 전에 화성에 가고 싶다는 꿈을 들려주었다. 이런 게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이유가 아닐까?
그 후 조지아 주에서 다른 지인을 만났는데, 뜻밖의 이야기를 들었다. 늘 성공 가도를 달리며 걱정이 없을 것 같던 그였지만, 정작 자신이 가장 원하던 곳에 취업하게 되면 삶의 의미를 잃을까 걱정된다고 했다. 정말 재미있는 게임을 하고 있으면서도, 막상 결말을 보고 싶지 않아 했던 어린 시절의 내 모습이 겹쳐 보였다. 가깝게 지내던 서울대병원 교수님이, 서른이 넘으니 새롭거나 재미있는 일이 별로 없다고 하셨던 말이 떠오른다.
Life cannot just be about solving one miserable after another.
That can't be the only thing.
There need to be things that inspire you, that make you glad to be..
to wake up in the morning and be part of humanity.
That's why we did this.
Elon Musk는 한때 위와 같은 말을 한 적이 있다. 불과 최근까지도 이 말의 의미를 잘 이해하지 못했다. 어떤 문제를 발견해서 그것을 풀기 위해 집중하라는 의미인 줄 알았다. 그런데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우리의 삶이 의미 있으려면 하루하루 재밌는 삶, 내일이 기대되는 삶이어야 한다는 의미였다. 이건 사회나 국가, 문명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지식과 미래, 재미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그 문명은 슬픔과 화가 쌓여 서로 다투게 되고 결국 붕괴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성숙한 사회가 참 싫다.
그래서 재미를 추구하는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종종 이성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흥미로운 일들이 많이 생기는 것일지도 모른다. 소위 언더독이라 불리는 자들이 정권을 잡으며 사람들이 거기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도 한다. 반듯한 직장을 다니고도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경우도 있고, 대기업보다 스타트업을 추구하는 사람들도 있다. 사람들은 재미없는 것을 가장 싫어하는 게 아닐까.
내가 이 다소 지루한 세상을 더 재미있게 만들 수도 있을 것 같다. 미시간 대학의 두 교수님께서 내 창의성과 호기심을 극찬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창의성과 호기심이야말로 내가 가장 잘하는 부분이다. 나는 최대한 기록함으로써 머리를 최대한 가볍게 해 왔고,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기울여 여러 분야의 지식을 빌릴 수 있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상상력의 한계를 허물어 왔다. 이 재능을 두고 Jeff Bezos는 발명가의 역설적인 능력이라고 부르는 것 같다.
So inventors have this paradoxical ability to have that
10,000 hours of practice and be a real domain expert and
have that biginner's mind and look at it freshly even though
they know so much about the domain.
내가 누구보다 공부를 잘하거나 돈이 많은 건 아니겠지만, 누구보다 재밌게 살고 재밌는 얘기를 들려줄 수 있다. 내게 부여된 이 세상의 규칙은 나를 외롭고 고독하게 했지만, 내 얘기는 언제나 사람들을 즐겁게 했다. 내 얘기가 엉터리라며 화를 내던 어떤 수험자도 내 얘기를 즐거워하며 화가 누그러진 모습을 보는 게 싫지는 않았다. 나이가 들면 사람들은 세상을 지루해 하는 것 같다. 그렇기에 세상을 재밌게 만드는 내 재능을 당신은 결국 발견해주지 않을까.
기술과 과학에 대한 호기심으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배운 다양한 가능성으로 내일은 무슨 일이 있을지 궁금해지게 만들고 싶다. 끝이 있고 경우의 수가 유한한 컴퓨터 게임이 아니라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현실 게임을 하고 싶다. 경합성과 배제성이 없는 이야기라는 공공재의 힘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것 같다. 엉터리, 괴짜, 광대라고 불려도 좋으니 당신의 삶이 심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입력: 2024.10.27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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